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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하나/잡담

군대 이야기..

친구녀석과 함께 술 한 잔 하거 새벽에 들어와서 오전에 볼 영화를 죽어서 못볼 경우를 위해 방을 청소하며 다이어리 정리를 시작해 보았다. 가끔씩 올라오던 예쁘장한 다이어리 포스팅을 보며, 묵혀 놓았던 다이어리가 떠올라 몇일전에 속지를 구입해 놓고 기존에 사용하던 전화번호들을 옮겨 놨지만 혹시나 예전 친구들의 전화 번호가 들어있는 메모 정도라도 있지 않을까 책상 깊숙한 곳까지 살펴보게 되었다.

→ 병장 말년에 구입했던 현재 잡동사니 보관용 다이어리




생각치도 못한 수첩과 함께 15장의 헌혈카드가 눈앞에 보였고, 육국수첩을 몇장 넘겨보니 이등병때 부터 병장 말년 때까지의 기록들이 담겨져 있던 것이 아닌가....uoo.gif

성명 : 이승묵
전화번호 : 어쩌고 저쩌고..^^
주소 : 마포집과 구로집
현재: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3리...xxx 제 703특공연대 1대대

군대 주소와 함께 부대 주소가 첫장에 기록되어져 있는것을 확인하니, 바로 제길슨이 한번 튀어나왔다.. 정말로 제대한지가 언젠대 망각의 기억속으로 보냈던 부대 주소가 보자마자 바로 외워져 버리는 현실...두려워진다...cat_sweat.gif



주된 내용은 군대가 싫다는...그런글들..지금보면 피식~ 하고 웃어 넘기지만..
말년에 썼다는게 다시금 심장이 떨리는 순간이 되었다..
누가 군대 병장 말년이 편하다고 했는가.. 동생들과 군생활 얘기해도 내 군생활과 비교하면 정말이지 천국같다는 생각 여러번 했다.. 이런 생각을 하게된 원인들은 많지만 상병 꺽이고도 근무 나가면 부사수에 7:3의 비율로 고참들이 많았고, 말년에 가서도 크게 좋아진 환경이 아니었기때문이다. (병장 2호봉 때도 화장실 청소 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병장 말년에도 탈영하고 싶었다" 라고 말하면 내가 보낸 군생활에 대해서 함축적 의미가 지대로 포함된 문장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전역후 계획과 함께..휴가 나가서 무엇을 할까 하는 계획에 대한 메모들...

그때가 그시절의 기억이 다시금 떠올랐고,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해보면서 느낀 것이지만..이때는 정말로 하고 싶었던 것들이 많았고, 해야할 일도 많았는데 제대후에 사회로 돌아온 나는 다시 군대가기 전의 모습으로 돌아와 버린것이 아니였던가.. 후회가 될뿐이었다.

지금도 느끼는 거지만..
군대가서 부모님에 대한 은혜, 먹고 마실것에 대한 감사 등등..
이런것들은 딱...이등병때 느끼고 제대하면 사람되어 돌아온다고 생각했었고, 아직도 아마 그럴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고, 많은 전역자들이 공감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 된다.

맘 같아선 대통령이 된다면 전역자에게 다시금 군생활 시키고 싶은데..smile3.gif 국회로..!!

그리고 전역자들에게 "군대에서 얻은게 무엇인가?" 라고 하면 사진에서 보이는 제일 위쪽에 있는 육군 참모총장 발행의 전역증을 꼽을 것이다.
물론 지금의 나역시 부정하지 않지만..군대에서 보냈던 여러가지 증거들을 보니 눈앞에 스쳐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과 서로 부대끼며? 살아왔던 26개월의 시간이야 말로 내가 군생활 하며 제대후에 얻었던 것이 아니었나 싶다.

→좌측 유격수료증, 아래 특교대 수료증, 오른쪽 특공무술 단증

마지막으로 마무리 하면서..

최근에 학교 후배들 중에서도 군대 간다고 하는 녀석들을 보면 뒷모습이 불쌍하게 느껴지고..
예비군 훈련 갔을때, 그리고 길가에서 마주치는 백일 휴가 나온 이등병 들의 모습들을볼때면 "군생활 어떻게 하냐?" 라고 한편으로 생각도 해보지만 "남들 다 가는 군대 어찌 혼자 용가리 통뼈라고 빠질테냐?" "남자라면 꼭 군대는 갔다와야 된다..!!" 라고 말하고 싶다..

왜냐?

니들 학교 째며 친구들, 동생들, 아가씨 끼거 술 마시거 있을때...
난 x뺑이 치며 군생활 했으니 이번에는 니들 차례잖아..

라고 농담 삼아 얘기하곤 하지만...(사실 진심 150%다..)

2년 넘는 군대 생활에서 배울수 있는 것은 정말 많이 있으며, 사회에서 배울수 없는 군대만의 독특한 것들도 많이 보고 느끼며 자신의 인생의 무엇으로 바꿔 갈 수 있다.

군대는 돈있고, 빽있는, 특별 계층의 많은 사람들대신 우리나라를 지켜야 하는 신성한 의무를 받았기에...
그리고 진정한 남자의 세계이기에...
이런것이 기본이라 생각 되기 때문이다.

덧붙임 :
좋은 말만 했지만... 사실 2년 넘는 시간의 갭은 상당하다.
동기 여학생들...그리고 군대 가지 않은 남자 친구녀석들과 나의 2년 넘는 동안의 모든 점을 살펴 보면 그동안의 나의 시간은 멈춰 있는 것은 군대를 다녀온 누구든 인정할 일이지만 또 다른 것을 배우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으로나마 위안을 삼을수 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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