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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네트워크/차세대 성장동력…세계는 기술개발 전쟁

가정 내의 어떤 기기간에도 네트워크가 가능하고, 또한 원격지에서 자유롭게 조종ㆍ통제할 수 있는 홈 네트워크. `IT산업 발전의 종착역`이라고 불릴 만큼 다양한 분야의 기술 발전의 총합체라고 할 수 있는 이 기술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미국ㆍ유럽 등 선진국은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정부와 통신ㆍ가전ㆍ건설업체 등을 중심으로 홈 네트워크 사업이 본격 추진되고 있고, 서울 강남의 타워팰리스를 비롯한 일부 고급 아파트에서는 시범 서비스가 실시중이다.



홈 네트워크는 산업자원부와 정보통신부가 선정한 한국의 차세대 성장동력. 장기적으로 한국을 먹여 살릴 `캐시카우(Cash Cow)`인 셈이다. 특히 정통부는 2007년을 홈 네트워크 산업의 만개 시점으로 보고, 그 때까지 2조원을 투입해 전국 1000만 가구에 홈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세계 시장의 15%를 차지한다는 야심에 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또한 이를 추진하는 5년 간 22조2000억원에 이르는 생산유발 효과와 16만 명 규모의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같은 낙관적 전망이 실현될 수 있을지 여부는 불분명하지만, 홈 네트워크 시장이 고속 성장을 계속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각 국 정부와 주요 IT기업들이 홈 네트워크 시장 선점을 위해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홈 네트워크란〓가정내의 유ㆍ무선 통신과 가전제품, 소프트웨어와 콘텐츠를 하나의 네트워크에 연결하는 서비스 망이 바로 홈 네트워크다. 홈 네트워크가 구현되면 상호 접속된 컴퓨터를 이용해 파일과 프로그램, 프린터, 기타 주변장치를 서로 공유할 수 있으며, 인터넷 접속은 물론이고 경비시스템, 주방가전, 일반 전자기기 등을 제어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홈 네트워크와 관련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으로는 정보통신부의 `디지털 홈`과 `초고속 정보통신 건물에 대한 인증제도`, 산업자원부의 `스마트 홈`이 있다. 정통부는 지난해 말에 한국전산원 주관으로 홈 네트워크 1단계 서비스 컨소시엄을 구성, 시범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산자부는 `스마트 홈 산업화 연구센터` 설립과 `스마트 홈 산업 클러스터` 기반 조성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산업 클러스터 조성 작업은 산자부가 경상남도와 공동으로 올해부터 5년 간 4800억원을 투입, 스마트 홈 산업의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계획 아래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홈 게이트웨이 분류〓홈 게이트웨이는 홈 네트워크에서 `두뇌`에 해당한다. PCㆍ휴대전화ㆍ디지털TVㆍPDAㆍ게임기 등 가정 내 다양한 정보기기들과 초고속 액세스 망을 연결시켜줌으로써 홈 네트워크가 가능토록 해주는 장치다. 전에는 간단한 홈 네트워크 접속을 통해 가정에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모뎀 형태였다가, 최근에는 보다 많은 서비스를 가정내 여러 개의 다른 장치들로 연결ㆍ중재해 주는 통합 서비스형 지능적 홈 게이트웨이로 진화해오고 있다.

한 예로 초기의 홈 게이트웨이는 원격지에서 가정 내 에너지 소비량을 측정하기 위한 도구(Telemetry/Control Gateway)로 주로 사용됐지만, 최근에는 음성ㆍ영상ㆍ데이터를 하나로 통합 서비스(Integrated Service Gateway)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홈 게이트웨이 표준화〓홈 네트워크가 가능하려면 다양한 기기간 프로토콜이 일치하거나 호환 가능해야 한다. 이를 위한 것이 바로 표준화 작업이고, 대표적 단체로는 △ISO/IEC JTC1 SC25 WG1 △TIA/EIA TR―41.5 △OSGi(Open Service Gateway initiative) △VESA(Video Electronic Standard Association) 등이 있다. ISO/IEC JTC1 SC25 WG1은 홈 게이트웨이의 규격 및 요구 사항 등을 정의하고, TIA/EIA TR―41.5는 미국내 건물 자동화와 관련, 효율적으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분배하기 위한 홈 게이트웨이 표준을 정의한다. 그리고 OSGi는 서비스 게이트웨이의 API를 정의하고, VESA는 IEEE1394 기술에 근간을 두고 AV기기, 셋톱박스 등으로 이뤄진 홈 네트워크 기기를 활용한다.

한편, 국내 표준화 활동으로는 지난 2000년 7월 산학연의 전문가 100여명이 홈 게이트웨이 표준화 전략 수립을 위한 워크숍을 개최한 후, 2005년 세계 3대 정보가전 국가를 목표로 홈 게이트웨이 시스템 기술개발 과제가 시작됐고, 이와 병행해 표준화 작업이 진행됐다. 표준화 활동은 홈 네트워크 분과의 홈 게이트웨이 워킹그룹(WG)에서 이뤄졌으며, 2001년 12월 홈 게이트웨이 정보통신 표준안이 제정됐다.

◇아직 갈 길 멀어〓최근의 급속한 발전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홈 네트워크는 적잖은 한계를 지니고 있다. 첫째는 호환성 문제. 정보의 형태 및 서비스의 용도, 개발업체의 선호 방식에 따라 특정한 네트워크 기술들이 개발돼 기술간 호환이 어려운 실정이다.

다음은 홈 네트워크 기기가 이원화돼 있다는 점. 기존의 홈 게이트웨이는 인터넷 접속과 같은 데이터 통신 위주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었고, 셋톱박스는 방송수신기능을 위주로 고안돼 가정 내에서 두 기능이 통합되기 어려웠다. 이러한 기능을 통합, 실시간 비디오 서비스가 가능하려면 빠른 CPU 성능과 통합 플랫폼이 필요하다.

마지막은 킬러 애플리케이션의 부재. 서로 다른 방식의 홈 네트워크 기기들이 서로 연동되지 못함으로 인해 보다 창조적이고 편리한 서비스 구현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홈 네트워크 시장에서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떠오르지 못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같은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차세대 홈 네트워크 시스템이 멀티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데이터 통신기능이 통합된 컨버전스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이기종 네트워크간의 상호접속과 호환성을 보장하는 개방형 통신 플랫폼이 필요하다. 또한 증대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멀티미디어 데이터 스위칭 구조가 필요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음성ㆍ영상ㆍ데이터ㆍ원격제어 등 콘텐츠의 특성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전자부품연구원 임승옥 선임연구원은 "홈 네트워크가 우리에게 엄청난 기회인 것은 사실이지만 장밋빛 그림만 그려서는 곤란하다"고 말하고, "선진 각 국이 전략 산업으로 집중 육성하는 만큼 체계적인 지원, 육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출처: 디지털 타임즈